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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1.09.07 가을비와 같이 흘려보내자

https://m.youtube.com/watch?v=eGXJs7zOHC4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Provided to YouTube by Kakao Entertainment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 IU A flower bookmark ℗ 2017 Fave Entertainment,under license to Kakao Entertainment Released on: 2017-09-22 Auto-generated by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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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1차 백신을 맞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부작용의 위험이 머릿속에 맴돌고 '혹시 나도?'라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서 떠나지 않았으나 백신을 맞는 날만을 기다렸다.
회사와 업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큰 이유였다.

백신을 맞기 전 굉장한 우울감에 빠져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작년 2월부터 재택을 하면서 주변의 부러움을 샀지만
이렇게나 일과 삶이 분리가 안될 줄이야

퇴근시간이 다가와도 업무에 치여 오후 10시에 퇴근하기가 일쑤
연차를 좀 써볼까 싶어서 둘러보았더니 15개나 남았더랬다..
한달에 두번은 꼭 썼던 연차였건만 직무가 바뀌면서 새로운 일을 배우고 익히고,
부서 확장으로 새로운 인원에게 또 인수인계하고
나도 모르는걸...? 내가? 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고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메뉴얼도 없이 무작정 까라면 까라는 분위기에 몸과 마음은 지쳐갔나보다.

마음이 자꾸 병들어 가고있던 차에 회복해보겠다고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동기부여 영상, 무기력해질 때, 다 그만두고 싶을때 뭐 이런 영상들을 보면서 쉬는날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백신 예약날 아침에도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키고 메신저를 확인하고있는 나를 발견하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노트북을 닫고 4일동안은 쳐다도 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쉬어가는 4일 동안 마음정리가 필요 했다.
2021년 반이 훌쩍 넘은 시간동안 올해 나를 돌아본 시간이 있었나?
남은 2021년은 나를 위해서 시간을 보내자 다짐했다.
회사는 회사고, 내 앞으로의 인생을 책임져주진 않는다.
발판이 되고 도구가 될 뿐이지 목메지 말자.
마음의 짐을 덜어내자.
모든 것을 내 책임으로 돌리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다시 시작하자. 등산, 산책,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서 침대에 누워있기

인생 별거없다.
그냥 살면된다
흘러가는대로, 걱정하지말고 고민하지말고 주어진 상황에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면서!

4일 휴일 동안의 마음정리가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것일까
어제 오늘은 나름 마음 가볍게 업무를 처리했던 것 같다.
밖에 내리는 가을비와 함께 걱정, 고민도 함께 흘러간 걸까
오늘 오후 6시 노트북은 꺼버렸고, 회사 메신저는 휴대폰에서 지웠다.
최근 수십번을 들은 비밀의화원을 들으면서 나의 시간을 가졌다.

가을, 겨울 남아있는 2021년
심플하게 생각하자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릴라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 아이유 '비밀의 화원' 가사 중